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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하나로 24시간 혈압 측정"…고혈압 진단, 더 정확해진다 [인터뷰]
[인터뷰] 응급의학과 전문의 김재철 원장
연속 혈압 측정기, 하루 24시간 혈압 변화 잡는다
백의 고혈압·가면 고혈압 구별 및 약물 조정에도 효과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혈관과 장기를 손상시키며 '조용한 살인자'로 불린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뇌졸중·심근경색·신부전·망막병증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 그리고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병원이나 가정에서 하루 한두 번 재는 혈압만으로는 개인의 실제 혈압 흐름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24시간 동안 자동으로 혈압을 측정해 변화를 기록하는 '연속 혈압 측정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고혈압의 진단 기준부터 24시간 연속 혈압 측정기의 원리와 활용법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 김재철 원장(무지개연합의원 의정부)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q. 고혈압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고혈압을 진단하기 위한 공식 지침은 한국, 유럽, 미국 등 각국 학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2024년 유럽심장학회(esc) 지침에 따르면, 병의원에서는 5분간 충분히 휴식한 뒤 1~2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하고, 마지막 두 번의 평균값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혈압은 측정 환경에 따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esc 2024 지침에서는 병의원(office) 측정 시 140/90mmhg 이상, 가정혈압(home bp)은 135/85mmhg 이상, 24시간 활동혈압(abpm) 평균은 130/8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하루 컨디션이나 긴장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차례 반복 측정이 필요합니다.
q. 연속 혈당 측정기는 들어 봤지만, 연속 혈압 측정기는 생소한데요. 어떤 장비인가요?
말 그대로 '연속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기기'입니다. 약 20분마다 자동으로 혈압을 재고 기록을 남기며, 현재 출시된 제품은 반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 기기를 착용하면 24시간에서 최대 72시간 동안 혈압이 자동으로 측정됩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한두 번 측정한 값보다 평균 혈압에 훨씬 가까운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통 특정 시간대(예: 아침이나 저녁)에만 혈압을 재면 편향된 결과가 나올 수 있는데, 연속 측정기를 이용하면 하루 전체의 혈압 변화를 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q. 연속 혈압 측정기는 언제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혈압을 처음 진단할 때 도움이 됩니다.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다거나, 두통·뒷목 뻐근함 같은 증상으로 혈압이 높게 측정될 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를 시작할지 결정할 때도 유용합니다.
둘째, 백의 고혈압과 가면 고혈압을 구분할 때 사용됩니다. 백의 고혈압은 평소엔 정상인데 병원에 오면 혈압이 오르는 경우, 가면 고혈압은 그 반대의 경우를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24시간 활동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셋째, 혈압약을 조정해야 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 들어 어지럽거나, 반대로 집에서 재는 혈압이 자주 높게 나온다면 약의 용량이나 종류를 바꿔야 하는데, 이때 연속 측정이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합니다.
q.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연속 혈압 측정기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장점은 '정보의 질'입니다. 일반 혈압 측정은 그 순간의 값만 보여주지만, 연속 측정은 혈압의 평균과 변동성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연속 혈당 측정기에서 '혈당 스파이크(급상승)'나 회복 속도를 확인할 수 있듯, 연속 혈압 측정기도 수면 중 혈압이 얼마나 떨어지는지(dipping), 아침에 얼마나 상승하는지, 변동 폭이 얼마나 큰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런 데이터는 환자 맞춤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훨씬 정교하고 유용합니다.
q. 말씀하신 평균 혈압, 변동성, 디핑(dipping) 현상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평균 혈압은 24시간 동안 기록된 혈압의 평균값으로, 진단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혈압 변동성은 말 그대로 혈압이 얼마나 들쭉날쭉한지를 나타내며, 변동 폭이 클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디핑(dipping)은 수면 중 혈압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의미합니다. 보통 10~20% 정도 떨어지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수면 중 혈압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하거나, 수면무호흡이 있는 경우가 그렇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심혈관 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결과지에 '맥압'이라는 항목이 있던데, 이것은 무엇인가요?
맥압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의 차이를 말합니다. 맥압이 좁으면 심박출량이 줄었다는 뜻일 수 있고, 넓으면 혈관 탄력이 떨어졌다는 신호입니다. 예를 들어, 맥압이 좁아지는 경우는 탈수나 심부전일 수 있고, 맥압이 넓은 경우는 동맥경화가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맥압이 넓은 환자는 고혈압 약을 끊기 어렵고, 반대로 젊고 맥압이 넓지 않은 경우에는 체중 감량 등으로 약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고혈압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진단'입니다. 하루 한두 번 재는 혈압보다, 24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측정한 혈압이 훨씬 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줍니다. 이를 통해 치료 여부 결정부터 약물 조정, 예후 예측까지 보다 정밀한 관리가 가능합니다.